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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순은 자연입니다.
작성자 사온데 (ip:119.204.70.169)
  • 작성일 2020-07-11 10:03:20
  • 추천 2추천하기
  • 조회수 176

" 내가 짊어질 게 없는 게 가장 고통스럽다 "

 

'무엇이 가장 고통스럽습니까?'라는 질문에 102살 노인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매일매일 삶 속에서 무언가 심적으로 매달릴 게 없어 삶이 지겹다는 말씀일 겝니다. 끼니 걱정, 질병 걱정, 늙음 걱정, 자식 걱정, 전쟁 걱정, 죽음 걱정, 추위와 더위에 어떻게 대비할까 걱정,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서 떠나지 않을까 걱정, 나라가 망하면 어쩌나 걱정, 나아가서는 지구와  인류에 대한 걱정, 더 나아가 사후에 지옥에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형이상학적 걱정 등 걱정거리가 있으면 그 걱정거리를 덜기 위해, 아니면 회피하기 위해, 아니면 제거하기 위해 내 마음을 쏟아부을 것인데 그런 쏟아 부을 만한 꺼리가 없다는 말씀일 겝니다.

 

역으로 풀면, 걱정거리가 있어야 고통이 없어진다는 의미도 됩니다. 노인에게 삶을 이끄는 힘이 없는 것이 고통이니까요. 노인은 걱정거리에 대처하며 살아온 삶 속에서 삶의 기쁨을 가끔씩 느꼈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걱정거리에 매달려 용케도 102살까지 살아왔더니 이젠 그런 걱정거리도 없는 게 고통이다. 김빠진 맥주처럼 자신의 삶에 맛이 전혀  없는 게 고통이란 말씀이겠지요.

 

불교의 승려들은 속세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속된 것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몸과 마음을 수련합니다. 승려들이 벗어나려고 하는 속이 무엇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부딛히는 그 모든 것이 속일 겝니다. 앞서 나열한 걱정거리들이 모두 속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승려들이 속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려 하는 이유는 첫째, 현세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고 둘째, 고통이 근간에 깔려 있는 삶이 계속 이어지지 않도록 윤회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극락세계는 윤회의 고리를 끊어야만 갈 수 있는 세계니까요.

 

승려들은 속된 집착을 고통이라 생각하고 집착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데 102살 노인은 속된 집착이 없는 것을 고통이라 합니다.

 

맹자는 말씀하셨습니다.

 

" 창장이는 창이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방패장이는 창이 사람을 상하게 할까 걱정한다 "

 

이것은 모순(矛盾)의 일면입니다. 모순이 내재돼 있는 것이 삶이고 모순이 모여 삶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순은 자연입니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自, 그럴 然이니 스스로 그렇게 되거나 존재합니다. 우리는 모두 세계 도처에 자연스러이 존재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자연스런 삶이 별 게 있겠습니까? 현재 우리들의 삶이 곧 자연스러운 삶이죠.

 

그런데 프랑스의 루소는 "태초에 인간은 평등한 상태로 태어났고 자유롭게 살도록 신으로부터 권리를 부여받은 존재다. 이것이 조물주가 만든 자연이니 이 자연상태로 되돌아가자 "라고 자연을 정의합니다. 루소 이후 오늘날까지 루소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지난 세월 동안 피흘리며 싸우고 있는 것이 우리 인류입니다.

 

따라서 제가 본 자연과 루소가 본 자연은 다릅니다. 루소는 서양인이기에 성경에 나오는 태초의 모습을 보고 떠올린 자연을 말하는 것이고 저는 동양인이기에 동양인들의 사상에 비추어진 자연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사람들과 자유와 평등이 싫어서 자연으로 안 돌아가겠다고 거부하는 사람들 모두 자연스러움으로 파악하는 그런 자연관이 제것입니다. 그렇다고 자유와 평등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면에서 갈등이 생깁니다. 어느 쪽이든 내가 선호하는 쪽이 없으면 내적 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는데 선호하는 쪽이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이 갈등들을 봉합해 온 것이 곧 제 자연관입니다.

 

모순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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