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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나친 원한은 자신을 망친다
작성자 사온데 (ip:59.27.74.194)
  • 작성일 2020-10-05 17:35:32
  • 추천 3추천하기
  • 조회수 407

인간사에 인간끼리 은혜와 원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평생 타인과 원한 관계를 맺지 않고 살다 가는 것도 복입니다. 원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오해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이해 관계 때문일 것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 속에서도 원한 관계는 맺어집니다. 아는 바가 적고 속이 좁으면 타인과 원한 관계를 맺기 쉬워집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에 지나친 원한을 맺에 자신을 망치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나라마저도 망친 사건이 있습니다.

 

사과나무 밑을 지나가던 뱀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로부터 떨어지는 열매에 맞아 허리가 부러지자 나무에게 원한을 갖는 어리석은 일이 있었습니다. 중국 진시황 때 환관을 지낸 조고 이야기입니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지 11년 되던 해 환관 조고는 진시황이 여행 중 급사하자 승상 이사를 협박하고 문서위조를 통해 황제의 큰아들 부소를 죽이고 막내아들 호해를 황제로 등극시킵니다. 조고는 호해를 황제로 앉혀놓고 자기가 저지른 문서위조를 감추기 위해 흉악한 짓을 합니다. 우선 20여 공자들 중 12명을 죽이고, 10명의 공주들을 죽입니다. 당시 승상 이사는 자기 자식들을 전부 공자, 공주에게 시집보내고 장가보내 진시황과 겹사돈 관계를 맺은 초거대 권력자였습니다.  그래서 조고는 특별한 이유 없이 대부분의 공자, 공주들을 거의 전멸시킨 것입니다. 조고는 이사가 자기의 문서위조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사를 역적모의자로 만들어 처형해 버립니다. 조고는 이사를 제거한 후 호해 황제까지 제거한 다음 자신이 황제가 되보려 했다가 실패하면서 끝내 족멸당합니다. 조고 한 사람에 의해 진시황의 진나라는 진시황 사후 4년만에 망하는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되었습니다.


그럼 진시황 입장에서 보면 이런 초대형 비극 사건의 발단은 도대체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몽 씨 집안과의 악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몽 씨 집안의 한 사람인 몽염(蒙恬)은 세계사에서도 언급되는 유명한 인물입니다. 몽염은 붓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면서 만리장성을 최초로 쌓기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조고가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몽 씨 집안은 풍비박산납니다. 몽씨 집안은 3대에 걸쳐 장군을 배출한 군의 권력실세였습니다. 몽염의 아버지 몽무(蒙武)는 진시황의 통일전쟁 시 항우의 할아버니 항연을 죽였고, 초나라왕을 사로잡아 초나라를 멸망시킨 장군이고, 몽염 역시 당시 30만 대군을 거느린 장군으로 현직 군최고실력자였습니다.


이런 몽 씨 집안과 조고와의 악연은 극히 상식적인 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몽염의 아우인 몽의(蒙毅)는 내사(內史)라는 직책으로 진시황을 가까이서 보좌하고 있었습니다. 내사는 궁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리감독하는 일이라서 환관의 비위를 감시하고 처분하는 일은 극히 상식적인 일니다. 몽의는 진시황이 살아 있을 때 내사의 직무로서 조고가 저지른 죄를 진시황에게 보고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몽의가 시황제에게 보고하길 "조고의 죄는 사형에 해당됩니다"라고 하였는데 시황제가 조고의 죄를 사면해주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진나라 법은 너무하다 할 정도로 세세한 조항과 벌칙이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내사는 법률 조항에 따라 조고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한 것입니다. 당시 비록 국법은 있었지만 국법 위에 황제법이 있었던 시절입니다. 조고는 황제의 막내아들을 오랫동안 시중들었던 환관이었고 시황제가 막내아들을 극히 편애하고 있던 터라 시황제는 조고의 벌을 사면해 줘 조고는 목숨을 건지게 된 것입니다.


이때 조고는 몽의에게 악감정을 품습니다. "니가 나를 사형에 처하라고 황제에게 보고를 해?" 이런 악감정이지요.  조고는 자기 자신이 범한 범죄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죄를 판단하는 판사한데 감정을 품은 것입니다. 내사의 업무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니 내사에게 원한을 살 필요가 없겠지요. 당시 조고가 저질렀다는 사건의 경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뭐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만 조고 자신은 사형에 처하여질 만큼 큰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자체 판단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내가 큰 죄를 저지른다 해도 내가 황제와 친한데 네가 어디서 감히 나를 죽이라고 해?"라는 오만방자함이 조고의 마음 속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때 조고는 내사 몽의에게 원한을 갖게 되고 때가 오면 언제든지 몽의를 죽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던 차에 갑자기 시황제가 여행 중 급사했던 겁니다. 그러자 조고는 자기와 친한 호해를 황제로 앉혀 내사 몽의에게 원한을 갚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고는 이 생각을 실현시키기 위한 일을 벌이게 됩니다.

시황제는 여행 중  자기 죽음이 임박하자 조서를 내리는데 조서의 내용은,

"부소는 만리장성 일을 중지하고 함양(당시 수도)으로 가서 나를 장사지내고 황제에 오르라!" 인데,

이것을 조고는


"부소는 내가 맡긴 일을 제대로 못했고 몽염은 부소를 잘못 보좌한 죄가 크니 모두 자결하라!" 로 위조합니다.

몽염은 몽의의 형이자 30만 대군의 최고책임자였습니다.

소는 황제의 조서를 읽고 즉시 자결하지만 몽염은 조서가 이상하니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며 자결을 미룹니다. 몽염은 자결하지 않았으므로 일단 감옥에 갇힙니다.

몽염의 아우 몽의는 당시 진시황이 위독하다는 사실을 알고 전국을 돌며 황제의 병이 낫도록 산천에 제사지내기 위해 대(代)라는 곳에 머물러 있다가 이미 황제에 등극한 2세 황제 호해로부터 조서를 받습니다.


"그대는 옛날에 내가 태자로 책봉되는 것을 반대한 사람이니 불충하다. 그러니 자결하라!"라는 내용입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원통하다" 하면서도 몽의는 만약 자신이 자살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이 쑥대밭이 될 것을 고려해 자살합니다.


한편 감옥에 갇혀 있던 몽의의 형 몽염에게는

"너의 아우 몽의는 불충으로 죽을 죄를 져 죽었으니 너의 집안은 족멸되야 마땅하지만 너만 죽여주마, 자결하라!"라는 조서가 다시 내려집니다.

몽염은 죽기 전에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가! 아마도 내가 그동안 만리장성을 쌓느라 지맥을 끊은 것이 죄인가 보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진나라의 전국통일에 혁혁한 공을 세운 몽 씨 집안은 억울하게도 멸문지화를 당합니다.  몽 씨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한 이유는 몽의가 공무원으로서 공무행위를 하던 중 맺어진 조고의 원한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조고가 몽의를 죽인 것은 자신의 앙갚음이지만 몽의의 형 몽염을 죽인 것은 대군을 이끄는 군사령관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조고는 자신의 원한을 갚기 위해 나라를 통채로 뒤흔들어 자신도 비명에 죽고 나라마져 망친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이룹니다.  나의 본심과는 별개로 나에게 악감정을 품고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누군지는 알 수 없겠지요. 악감정이 앙갚음으로 실현되는 길이 없길 바라면서 삽니다. 그건 불행한 일이니까요. 역사책 속에서 악감정이 내재되어 일어나는 수천 년 전의  비극들을 저는 보았습니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로 포장된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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